1년 전에 바흐(J.S.Bach)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와 그의 ‘세속 칸타타’에 대한 얘기를 했었지만, 헨델(G.F.Handel)도 ‘메시아 오라토리오’에서 자신의 칸타타에 쓴 곡조를 그대로 썼다는 점에선 다르지 않다.
합창단이나 교회 찬양대를 경험하신 분들은 이맘때만 되면 소속된 단체에서 불러봤던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떠 올리게 된다. 그 중 가장 어려운 합창이 대체로 아래 두 곡이다. 왜냐하면 고난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그리고 아마추어에겐 너무 어려운 멜리스마(melisma) 창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악보)
1부, 12번째 곡인 ‘For unto us a child is born(우리를 위해 한 아기 나셨다)’
2부, 5번째 곡인 ‘All we like sheep have gone astray(우리는 양과 같이 헤매었네)’
헨델은 작곡 초기인 1706년부터 1710년까지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며 여러 칸타타를 작곡했고 당시 동갑내기인 명 작곡가 스카를라티를 만나며 상호 음악적인 교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17세기말 이탈리아 'duetto da camera(듀엣 챔버)' 스타일로 작곡한 소프라노 2명을 위한 듀오곡이 인상적인데, 런던에서 활동한 후기 작곡시대에도 이런 풍의 곡들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칸타타 ‘No, di voi non vo' fidarmi(당신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겠어요, HWV189)’는 메시아가 출판된 1741년경에 작곡되었는데 이 곡에는 위에 링크한 메시아의 두 합창곡이 소프라노 듀오곡으로 고스란히 녹아 들어있다. 멜로디가 아름다우면 세속적인 칸타타를 종교적으로 사용해도 당시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나보다..ㅠ 두 소프라노의 가창이 너무나도 훌륭하여 안들어보면 후회하는 곡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