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1일 수요일

베토벤 교향곡 5번과 파리채..

 '사랑하는 딸아, 너는 네 나이로서는 위험할 정도로 음악적이 되어가는 것 같구나! 심지어 5번 교향곡을 어떻게 시작하는지 알고 싶다고? 자, 긴 막대기(너무 길지 않은 것)을 오른손에 쥐고, 그 다음에는 공중에 구멍을 만들어, 파리 한 마리를 잡으려 하다가 한두 번 놓친 뒤에 다시 시도하는 동작과 대략 비슷하단다. 그런 다음 오케스트라가 시작하지 않으면... 글쎄, 그게 반드시 오케스트라의 잘못은 아니겠지.' (에리히 클라이버가 딸 베로니카에게 보낸 편지 中)

 당시 지휘에 흥미를 보인 딸 베로니카(카를로스 클라이버의 두살 위 누나)에게 약간은 놀리듯 서신을 보낸 내용은 놀리는 듯 하지만 의외로 정확한 표현이다.. 자, 증명 들어갑니다~ 다음 음악에 맞춰 집에 있는 파리채를 들고 똑같이 한 번 시도해 보시길..ㅋ
http://youtu.be/-skH9NVlhkE

 베로니카는 클라우디오 아바도(C. Abbado)를 보조하면서 많은 경력을 쌓았다고 한다. 베로니카로부터 아버지의 파리채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지는, 아님 나의 선입견 때문인지 몰라도, 비슷한 동작이 눈에 상상이 된다. '지휘자가 사랑한 카를로스 클라이버'를 읽으면서 아바도가 시카고 심포니와 빈필을 지휘한 말러(Mahler) 교향곡 전곡을 완주했다. 리듬의 화신(化身)이면서 그 스스로 하나의 작품이라 일컬어지는 클라이버의 세계를 교감하면서 듣는 아바도의 말러는 왠지 산만한 음악으로 느껴졌다. 워낙 좋아했던 2번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융화되지 않는 물과 기름같은 느낌의 연속이었다고 얘기하면 아바도 마에스트로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몰매 맞지 않을까? 걱정....

몰매 맞다 보면 살이 좀 빠져 '볼매'가 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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