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 1915 = 100'
1993년 어느 가을날, 러시아 작곡가 '스크리아빈(Aleksandr Skryabin)'의 피아노 음악이 듣고 싶어 전주全州의 음반 매장을 전부 뒤지고 다녔지만 당시 구할 수 있는 음반은 피아니스트 '백건우' 선생님이 연주한 음반(사진 위)뿐이었다. 지금은 흔한(?) 스크리아빈의 음반이 그 당시엔 왜 이리도 구하기가 힘들었던지..
며칠 전 '아쉬케나지'가 '스크리아빈'의 서거(1915년)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음반을 구입했다.(사진 아래) 음질은 당시 백건우 선생님 음반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지만, 음악적인 소감은 배고팠던 시절 구입한 음반의 감동과 추억을 뛰어 넘질 못한다.
아쉬케나지 음반의 타이틀 곡인 '불꽃을 향하여(Vers La Flamme)'는 백건우 선생님 연주(7분)와 거의 2분여의 시간차이가 날 정도로 빠르게 연주한다. 어둠 속에서 깨어나 태양을 향하는 불꽃을 정적靜的으로 표현한 백건우 선생님과는 다르게 아쉬케나지는 동적動的으로 묘사한 느낌이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적인 느린 연주가 더욱 시적으로 느껴진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