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G.F.Handel의 칸타타 BWV189와 오라토리오 '메시아'


1년 전에 바흐(J.S.Bach)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와 그의 ‘세속 칸타타’에 대한 얘기를 했었지만, 헨델(G.F.Handel)도 ‘메시아 오라토리오’에서 자신의 칸타타에 쓴 곡조를 그대로 썼다는 점에선 다르지 않다.
 
합창단이나 교회 찬양대를 경험하신 분들은 이맘때만 되면 소속된 단체에서 불러봤던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떠 올리게 된다. 그 중 가장 어려운 합창이 대체로 아래 두 곡이다. 왜냐하면 고난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그리고 아마추어에겐 너무 어려운 멜리스마(melisma) 창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악보)
1부, 12번째 곡인 ‘For unto us a child is born(우리를 위해 한 아기 나셨다)’
2부, 5번째 곡인 ‘All we like sheep have gone astray(우리는 양과 같이 헤매었네)’
 
헨델은 작곡 초기인 1706년부터 1710년까지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며 여러 칸타타를 작곡했고 당시 동갑내기인 명 작곡가 스카를라티를 만나며 상호 음악적인 교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17세기말 이탈리아 'duetto da camera(듀엣 챔버)' 스타일로 작곡한 소프라노 2명을 위한 듀오곡이 인상적인데, 런던에서 활동한 후기 작곡시대에도 이런 풍의 곡들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칸타타 ‘No, di voi non vo' fidarmi(당신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겠어요, HWV189)’는 메시아가 출판된 1741년경에 작곡되었는데 이 곡에는 위에 링크한 메시아의 두 합창곡이 소프라노 듀오곡으로 고스란히 녹아 들어있다. 멜로디가 아름다우면 세속적인 칸타타를 종교적으로 사용해도 당시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나보다..ㅠ 두 소프라노의 가창이 너무나도 훌륭하여 안들어보면 후회하는 곡임....^^
 

2014년 12월 14일 일요일

Alfred Schnittke _ 'Stimmen der Natur(자연의 소리)'

<전혀 궁금해 하질 않을 음반 이야기>
 알프레드 가리예비치 슈니트케(Alfred Garrijewitsch Schnittke)

 쌀쌀하고 변덕스러운 날씨인 요즘, 이 양반 합창음악을 듣고 다녔다. 무반주 합창음악인 '12개의 참회의 시편'은 불협화음을 이 정도로 매력적으로 사용하여 음악을 만들 수 있나 싶었고,(순간 순간 짜릿한 표현이 압권, 특히 7번째 곡(O my soul, why have you no fear?)의 2분을 넘어서면서) 저음과 고음을 넘나들며 인간 목소리의 다양성을 실험하는 듯 했다.

 '참회의 시편'과는 별도로 수록되어 있는 마지막 곡 'Stimmen der Natur(자연의 소리)'는 흰 눈으로 차가워진 요즘 대지(자연)와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닌가 싶다. '10명의 여성 소리와 비브라폰(휴대폰 이름 아님 ㅋ)을 위한 무반주 합창음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허밍(m)으로만 이루어진 곡이다. 특히 이런 곡은 끝날 때까지 연결이 끊어지면 안되기에 교대로 호흡을 잘 해야 하는데 못하면 지휘자한테 혼날 각오는 해야 한다.(아마도)

 'd음(레)'의 여성 허밍으로 시작되어지는 곡은 조성 변화 후 끝날 때에도 d음으로 끝을 맺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갑자기 엉뚱하게도 가수 김혜림이 불렀던 '디디디'가 떠 오르는 건 무엇 때문인지..ㅠ  어쨌든 슈니트케는 자연의 바람소리를 '레(d)' 음정으로 들은 것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 할 곡이니 꼭 한 번 들어보시길..

 마지막으로 작곡가 슈니트케는 "culture는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nature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나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ㅎ
http://youtu.be/S4h_6eb3vU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