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31일 목요일

프랑수아 쿠프랭(F. Couperin)의 'trois leçons de ténèbres'

 구약성경의 '예레미야 애가(Lamentations of Jeremiah)'는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1, 2, 4장이 "슬프다"라는 말로 시작을 한다. 오전에 출근하며 들었던 '프랑수아 쿠프랭(F. Couperin)'의 'trois leçons de ténèbres(어둠 속의 세 가지 교훈)'은 이 '예레미야 애가'를 텍스트로 하여 만들어진 작품이다.

 두 명의 소프라노가 첫 번째 곡과 두 번째 곡을 한 번씩 부르고 마지막 세 번째 곡은 이중창으로 불리워지는데 보이지 않는 슬픔이 아닌 투명하게 드러나는 슬픔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곡이다. 비탄과 탄식이 가벼움과 밝음으로 인해 눈물이 가리워지는 느낌이지만, 어찌보면 스스로 연약한 얼굴을 겸손하게 숙이고 자신의 나약함을 토로(吐露)하는 감정으로 다가온다.

http://youtu.be/5u_jdMhcMa4 (이중창의 세 번째 곡)

 듣다 보면 '음을 꾸미는 발성'(개인적으로 트로트(?) 창법이라 부름^^)이 처음 듣는 사람에겐 약간은 거슬릴 수 있지만 계속해서 들으면 오히려 흐느끼는 듯한 호소력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 이중창은 바흐의 b단조 미사 'Christe Eleison'의 소프라노 이중창을 불러 일으키는 곡이다. 쿠프랭이 바흐보다 17살이 많긴 하지만 서로에게 음악적으로 어떠한 영향력을 미쳤는지는 잘 모르겠다.(내공이 약해서)

http://youtu.be/e0pnSTPk7sw (바흐 b단조 미사 Christe Eleison)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Rijksmuseum, Amsterdam)에 가본 적은 없지만 그 곳에 걸려 있다는 '렘브란트(Rembrandt)'의 작품, '예루살렘의 멸망을 슬퍼하는 예레미야(Jeremiah Lamenting the Destruction of Jerusalem)'를 보면서, 자신도 "단 한 번 본적이 없는 선지자 예레미야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싶다. 수심 가득하고 슬픔에 찬 예레미야를 그리기 위해 구약성경을 몇 번 정도는 넘겨 봤을 텐데... 오히려 이 음악을 들려줬다면 더 쉽게 영감이 떠오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쿠프랭이 태어나기 38년 전에 완성된 그림이지만 말이다..

2014년 7월 7일 월요일

엄마 찾아 삼만리..

 먹먹한 삶의 현장에서 어느 순간 어릴 적 추억에 잠길 때, 갑자기 생각나는 만화영화 주제가가 있다. 마징가Z, 로보트 태권브이, 미래소년 코난, 은하철도 999도 아닌 '엄마 찾아 삼만리'... 이 곡은 지금도 가사와 멜로디가 전부 기억이 난다. "아득한 바다 저 멀리 산 설고 물길 설어도, 나는 찾아가리 외로운 곳 삼만리"라고 시작하는 곡인데, 링크한 곡은 평소 기억하고 부르는 곡과는 조금 다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곡이 훨씬 아련하고 슬프고 가사가 더욱 좋다는 사실.. 이게 어찌 된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중간에 바뀌었나?) 직접 불러서 올릴 수도 없고..ㅠㅠ
 일본 원제목은 '엄마 찾아 삼천리(母をたずねて三千里)'인데 당시 삼천리 자전거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삼만리'로 바꿨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수입할 당시 영어 원제목이 '3,000 leagues in Search of Mother'이었던 걸 보면, 3,000leagues가 14,484킬로미터이고 이걸 리(里)로 환산하면 36,880里이니 '삼만리'가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주인공인 마르코의 모습은 당시 미래소년 코난류의 얼굴과 거의 비슷한데 엄마 찾아 먼길을 떠나는 마르코를 생각하며 스케치한 그림이다. 울고 있지만 웃는 모습을 떠올려 봤다. 삶이 먹먹하고 힘들더라도 한 번 씨익~ 웃어주고 하루 시작하길..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