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오먼디’의 차이코프스키 관현악곡집 박스반을 열심히 듣고 다닌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3악장이 흐르니 어김없이, ‘첸 카이거’ 감독의 영화 ‘투게더(Together)’의 마지막 엔딩신이 떠오른다. ‘패왕별희’를 만들었던 ‘첸 카이거’를 생각하면 다소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는 상투적인 내용(부모는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는)의 영화지만, 바이올린 천재인 아들 ‘샤오천’을 위해 헌신하는 가난한 시골 요리사인 아버지의 눈물어린 부정(父情)을 얌전하게(?) 그려냈다. 특히 마지막 엔딩신은 아들을 위해 떠나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다시 찾기 위해 대회를 포기하고 기차역을 찾아 군중에 둘러싸여, 대회 때 연주하려 했던 곡을 눈물을 흘리며 연주하는 ‘샤오천’의 장면인데, 대회장과 주인공의 연주를 겹쳐 만든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나면 자연스럽게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3악장을 찾아 듣게 된다.
(투게더 엔딩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