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가수 박진영이 유행시켰던 말이 있다. "공기 반, 소리 반!" 노래를 할 때 숨을 실어서 노래하라는 얘긴데, 요게 나중엔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짜장 반, 짬뽕 반' 등 별별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패러디되기까지 했다. 사실 성악이나 합창 발성에서도 이 말은 중요한 포인트이긴 하다.
같은 의미로 '한숨 반, 소리 반'이 절묘하게 조화되어야 눈물나게 가슴을 후벼파는 곡들도 있다. '한탄', '눈물', '슬픔'을 생각나게 하는 단어를 생각해 본다면 그건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일 것이다.
첫 번째는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여자의 슬픔을 노래한 '슈만'의 가곡 '여인의 사랑과 생애'의 마지막 8번째 곡 'Nun hast du mir den ersten Schmerz getan(이제 당신은 처음으로 네게 고통을 주는군요)'에서의 '한숨 반, 소리 반'이다. 소프라노 에디트 마티스(Edith Mathis)는 남편이 죽어 세상이 공허함을 표현하는 'ist leer(공허하다)'의 발성이 그 어느 성악가보다도 더욱 한숨이 많이 섞인 공허한 소리를 들려준다. (영상 1분 11초 부분) http://youtu.be/5QbBzofLBtI?t=1m2s
두 번째는 자식의 죽음으로 인한 아버지의 슬픔을 노래한 '말러'의 가곡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의 1번째 곡 'Nun will die Sonn' so hell aufgehen(이제 태양이 찬란하게 떠오르려 하네)'에서의 '한숨 반, 소리 반'이다.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D. F. Dieskau)는 아이의 죽음을 겪은 직후의 참담한 심정을 절절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특히 마지막 'der Welt(이 세상)'를 묘사할 때의 발성은 한숨이 아닌 절규에 가깝다. 그 어떤 가수도 이 정도의 '공기 반, 소리 반'을 표현하는 경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영상 5분 14초 부분) http://youtu.be/6O8Jn-Uk56k?t=5m2s